욥기 8장 7절 묵상 - 작은 시작, 큰 나중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빌닷(בִּלְדַּד, 빌다드)의 말은 본래 욥을 향한 냉정한 변론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의 불완전한 언어조차 섭리의 도구로 삼으십니다. 히브리어 원문에서 "시작"은 רֵאשִׁית (레쉬트), 곧 '처음, 근원'을 뜻하고, "나중"은 אַחֲרִית (아하리트), 즉 '끝, 미래의 결말'을 의미합니다. "창대하리라"는 יִשְׂגֶּה (이스게), '번성하다, 크게 자라다'는 뜻으로, 단순한 물질적 번영을 넘어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온전히 성숙하는 삶을 가리킵니다.

욥의 삶을 돌아보면, 그는 가장 깊은 어둠의 밑바닥에서 이 말을 들었습니다. 자녀를 잃고, 재산을 잃고, 건강마저 빼앗긴 자리에서 들려오는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는 약속은 그 무엇보다 무거운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욥기 42장에서 실제로 그 약속을 이루셨습니다. "여호와께서 욥의 말년에 욥에게 처음보다 갑절이나 주셨더라"(욥기 42:12). 작은 시작이 하나님의 손 안에서는 창대한 끝으로 이어졌습니다.

성도의 삶도 그러하지 않습니까? 믿음의 시작은 늘 미약합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처음 무릎을 꿇던 그날,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주님 앞에 나아오던 그 순간 - 그것이 바로 레쉬트(רֵאשִׁית), 우리 신앙의 처음입니다. 그러나 성령께서는 그 작은 씨앗을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으니 이것은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자란 후에는 풀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마태복음 13:31–32). 하나님 나라의 원리는 작은 것에서 시작하여 크게 자라나는 것입니다.

웨슬리(John Wesley)는 선행적 은총(Prevenient Grace)의 관점에서, 우리가 믿음을 갖기도 전에 하나님의 은혜가 먼저 우리 영혼에 움직이고 계심을 강조했습니다. 우리의 시작이 미약한 것처럼 보여도, 그 시작 이전부터 이미 하나님의 은혜가 역사하고 계셨습니다. 작다고 여겼던 그 출발점조차 하나님이 준비하신 은혜의 시작이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작고 초라해 보이는 자신을 바라보며 낙심하고 있습니까? 좀처럼 성장하지 않는 것 같은 신앙,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것 같은 형편 앞에서 주저앉고 싶습니까? 그러나 우리의 아하리트(אַחֲרִית)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이야기를 쓰고 계십니다. 끝 장이 오기 전에 책을 덮지 마십시오. 주님은 선하신 일을 시작하신 이는 반드시 이루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빌립보서 1:6).

오늘 우리가 받은 말씀은 단순한 위로가 아닙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선언입니다. 우리의 작은 시작을 아시는 하나님, 우리의 눈물과 기도를 기억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나중을 반드시 창대하게 하실 것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그 약속을 붙드십시오.

말씀 묵상에 대한 질문:

1. 지금 내 신앙의 모습이 '미약한 시작'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그 부분을 하나님께 솔직하게 내어드릴 수 있습니까?

2. 욥은 극심한 고통 중에도 하나님을 붙들었습니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 가장 하나님을 놓아버리고 싶은 유혹을 느낍니까?

3. '창대한 나중'이란 내게 어떤 의미입니까? 물질적 번영입니까, 아니면 하나님 안에서의 성숙과 온전함입니까?

기도합시다:

주님, 제 시작이 미약하고 부족할지라도 주님의 선행적 은총이 저보다 먼저 저를 붙드심을 감사드립니다. 낙심하지 않고 끝까지 믿음으로 나아가 주님이 약속하신 창대한 나중을 바라보게 하여 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p.s: 진주충만교회 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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