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1장 16절 John의 말씀 묵상 - 복음의 능력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 먼저는 유대인에게요 그리고 헬라인에게로다"

사도 바울이 로마서 1장 16절에서 선언한 이 한 문장은, 단순한 개인의 고백을 넘어 복음의 본질 전체를 압축한 신학적 선언입니다. 헬라어 원문에서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는 οὐ γὰρ ἐπαισχύνομαι (우 가르 에파이스퀴노마이)로, 단순한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당시 로마 제국의 심장부에서 십자가에 달린 한 유대인을 '구원자'라 선포하는 것이 얼마나 사회적 수치로 여겨졌는지를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표현입니다. 바울은 그 수치를 알면서도, 오히려 담대히 앞으로 나아갑니다.

"복음은 하나님의 능력"이라 할 때, 헬라어 δύναμις (뒤나미스)는 단순한 힘이 아니라 질적으로 다른 차원의 능력, 곧 죽음을 이기고 죄를 깨뜨리는 초월적 역사를 뜻합니다. 웨슬리는 이 구절에 대한 주석에서 "구원은 의로움에 의해 이루어지며, 그 의로움은 믿음으로 말미암는다(Salvation is by righteousness; righteousness is by faith)"고 명시하며, 복음의 능력이 인간의 어떤 공로나 종교적 행위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께서 마련하시고 주시는 의(義)에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이것이 웨슬리 신학의 핵심인 선행적 은총(prevenient grace)의 토대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구하기 전에 이미 복음이라는 능력을 우리에게 향하여 움직이고 계십니다.

"모든 믿는 자에게"라는 표현에서 παντὶ τῷ πιστεύοντι (판티 토 피스튜온티)는 현재 능동 분사형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믿고 있는 자'를 뜻합니다. 구원은 단회적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믿음 안에서 지속적으로 경험되고 심화되는 과정입니다. 웨슬리가 강조한 완전한 성화(entire sanctification)의 여정은 바로 이 지속적인 믿음의 삶 위에서 전개됩니다. 성도가 날마다 말씀 앞에 서는 것, 기도의 자리를 지키는 것, 성찬에 참여하는 것은 바로 이 현재형 믿음을 살아내는 은총의 수단(means of grace)입니다.

"먼저는 유대인에게요, 그리고 헬라인에게로다"라는 구절은 복음의 보편성을 선포합니다. 인종, 문화, 사회적 신분의 장벽을 넘어 복음은 열려 있습니다. 웨슬리가 18세기 영국에서 광산 노동자들과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을 찾아가 야외 설교를 했던 것은 바로 이 보편적 복음의 능력에 대한 확신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온 세상이 나의 교구다(The world is my parish)"라고 선언하며 복음의 경계를 스스로 제한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성도의 삶에서 복음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 있습니까? 직장에서, 가정에서, 이웃 앞에서 그리스도인임을 드러내기 어렵게 느껴질 때, 바울이 로마를 향하여 나아가던 그 담대함을 떠올리십시오. 복음은 성도가 보호해야 할 연약한 것이 아니라, 성도를 보호하고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그 능력은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영원히 동일하게 역사합니다(히브리서 13:8).

이 짧은 한 절의 말씀이 오늘 성도의 하루를 붙드는 닻이 되기를 바랍니다.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삶은 거창한 결단이 아니라, 날마다 하나님의 능력을 신뢰하는 조용하고 깊은 믿음에서 시작됩니다. 바울처럼, 웨슬리처럼, 우리도 오늘 그 복음 위에 굳건히 서십시오.

말씀 묵상에 대한 질문:

1. 나는 오늘 어떤 상황에서 복음을 부끄러워하고 싶은 유혹을 느낍니까? 그 순간 바울의 고백은 나에게 어떤 도전을 줍니까?

2. "하나님의 능력(δύναμις, 뒤나미스)"으로서의 복음이 내 삶에서 실제로 경험된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그 체험이 지금의 나의 믿음에 어떻게 이어지고 있습니까?

3. 복음의 보편성("먼저는 유대인에게요, 그리고 헬라인에게로다")에 비추어, 내가 아직 복음을 나누지 않은 혹은 나누기를 망설이는 이웃은 누구입니까?

기도합시다:

살아 계신 하나님, 복음이 진정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임을 오늘도 믿게 하옵소서. 부끄러움과 두려움을 걷어내시고, 바울과 웨슬리처럼 담대하게 복음을 붙들고 나아가는 성도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p.s: 진주충만교회 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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