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37장 8절  칼럼 - 분노를 내려놓는 법

"분을 그치고 노를 버리며 불평하지 말라 오히려 악을 만들 뿐이라"

분노라는 감정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것이다. 불의한 일 앞에서, 억울한 상황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달라지지 않는 현실 앞에서 분노는 자연스럽게 솟구친다. 문제는 분노 자체가 아니다. 그 분노를 오래 가슴에 품고, 결국 그것에 지배당하는 것이 문제다.

시편 37편 8절의 히브리어 원문에는 세 가지 강렬한 명령이 담겨 있다. '분을 그치라'의 원어 '헤레프'(הֶרֶף, heref)는 단순히 멈추라는 것이 아니라, 꽉 쥐고 있던 것을 '손에서 놓아버리다'는 뜻이다. '노를 버리라'의 원어 '아자브'(עָזַב, azav)는 완전히 떠나보내는 결단적 행위를 의미한다. '불평하지 말라'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티트하르'(תִּתְחַר, titchar)는 내면에서 타오르는 뜨거운 분노의 열기를 가리킨다. 하나님은 분노를 억누르거나 숨기라 하지 않으신다. 아예 그것을 내려놓으라고 명하신다.

18세기 영국의 신학자 존 웨슬리(John Wesley)는 이 구절을 해설하면서 주목할 만한 통찰을 남겼다. 분을 품지 말아야 할 대상이 두 가지라고 그는 지목했다. 악인의 성공을 보며 품는 분노와, 그 상황을 허락하신 하나님을 향해 품는 분노가 모두 위험하다는 것이다. 슬픔이 솟구칠지라도, 그 감정이 자신을 죄의 자리로 끌고 가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경고였다. 분노의 시작보다 그 끝이 어디인지를 주목하라는 말이다.

다윗이 이 시편을 기록할 때, 그는 악인들이 번성하고 의인이 고난받는 현실 앞에 서 있었다. 억울함과 분노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인간적인 감정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감정에 머물지 말고, 더 깊은 신뢰의 자리로 나아오라고 초대하신다. 분노를 내려놓는 것은 무기력이나 체념이 아니다. 모든 것을 알고 계시는 하나님께 나의 억울함을 맡기는, 믿음의 능동적 행위다.

오늘날 우리는 분노를 표출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그것을 내려놓는 데는 서툴다. 소셜 미디어에는 분노의 언어가 넘쳐나고, 그 분노는 공동체를 분열시키며 소중한 관계들을 파괴한다. 성경은 분노를 무조건 억압하라고 하지 않는다. 그것이 악의 씨앗이 되어 열매를 맺기 전에, 하나님 앞에 가져다 놓으라는 지혜의 초대다.

분을 그치고, 노를 버리고, 불평을 멈추는 것. 이것은 단순한 자기 절제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내 손에서 하나님의 손으로 무게를 옮기는 믿음의 훈련이다. 내려놓는 그 자리에서 비로소 하나님의 고요한 평안이 시작된다. 분노의 무게를 혼자 짊어지지 말라. 하나님은 그 모든 것을 받아주실 준비가 되어 있으시다.

칼럼에 대한 질문:

1. 나는 최근 어떤 상황에서 분노를 느꼈으며, 그 분노를 어떻게 다루었는가?

2. '분노를 내려놓는 것'이 무기력이나 포기가 아닌 믿음의 행위라는 말을, 나는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3. 내가 품었던 분노가 나도 모르게 악으로 이어진 경험이 있다면, 그 경험에서 무엇을 배웠는가?

p.s: 진주충만교회 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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