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베소서 5장 8절 칼럼 - 어둠에서 빛으로
"너희가 전에는 어둠이더니 이제는 주 안에서 빛이라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라"
저녁이 되면 거리에 하나둘 불이 켜진다. 어둠이 짙을수록 작은 불빛 하나가 유난히 밝아 보이는 법이다. 사람의 삶에도 이런 순간이 있다. 성경 에베소서 5장 8절은 이렇게 말한다. "너희가 전에는 어둠이더니 이제는 주 안에서 빛이라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라." 짧은 문장 안에 사람이 겪는 가장 근본적인 변화가 담겨 있다.
헬라어 원문에서 '어둠'은 '스코토스(σκότος)'다. 이는 빛이 없는 상태만이 아니라, 방향을 알 수 없고 무엇이 옳은지 분간하기 어려운 삶의 상태를 뜻한다. 관계가 어긋나고, 선택이 흔들리고, 스스로도 자기 마음을 알 수 없던 시간을 누구나 한 번쯤 지나온다. 바울은 이를 비난이 아니라 인간 보편의 상태로 담담히 인정한다.
그런데 바울은 곧 문장을 뒤집는다. "이제는 주 안에서 빛이라." 빛은 헬라어로 '포스(φῶς)'다. 바울은 "빛을 가졌다"가 아니라 "빛이라"고 단정한다. 상태의 변화가 아니라 정체성의 변화다. 누구나 살면서 크고 작은 전환점을 만나고, 그 전환점 이후 이전과는 다른 사람으로 살아간다.
빛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바울은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라"고 권한다. 정체성은 반드시 행동으로 드러난다. 직장에서 정직한 태도, 가정에서 이해하려는 마음, 이웃의 어려움을 못 본 척하지 않는 관심, 이런 일상의 작은 선택들이 한 사람의 됨됨이를 만든다. 빛은 애쓰지 않아도 어두운 곳을 밝힌다.
18세기 영국 신학자 존 웨슬리는 1738년 5월 24일 런던 올더스게이트 거리의 한 모임에서 "마음이 이상하게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고 기록했다. 오랫동안 의무감에 짓눌려 살던 그가 그 순간 참된 용납의 확신을 얻었고, 이후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 어둠에서 빛으로의 전환은 한순간일 수도, 서서히 스며드는 과정일 수도 있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어둠이 있다. 그러나 그 어둠이 삶의 결론은 아니다. 나는 지금 어떤 빛을 따라 걷고 있는가. 그 빛은 내 곁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치고 있는가. 어둠에서 빛으로 건너온 이라면, 이제는 그 빛을 나누며 살아갈 차례다.
칼럼에 대한 질문:
1. 나에게 '어둠'이었던 시절은 언제였으며, 그것을 지나 '빛'으로 바뀐 계기는 무엇이었는가?
2.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라"는 말씀은 오늘 나의 일상 속 어떤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
3. 내 곁의 사람들은 나를 통해 어떤 빛을 보고 있는가?
p.s: 진주충만교회 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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