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편 37편 23절 칼럼 - 인생의 걸음
"여호와께서 사람의 걸음을 정하시고 그의 길을 기뻐하시나니"
인생을 살다 보면 문득 이런 질문이 찾아올 때가 있다. 나는 지금 제대로 걷고 있는 걸까, 이 길이 맞는 길일까 하는 물음이다. 특히 예상치 못한 어려움 앞에서, 혹은 애써 세운 계획이 무너질 때, 사람은 자신의 걸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오늘 본문은 바로 그런 순간에 서 있는 이들에게 조용하지만 힘 있는 위로를 건넨다.
원문에서 '걸음'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미츠아데(מִצְעֲדֵי)는 단순한 발걸음이 아니라 사람이 걸어가는 인생의 행로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리고 '정하시고'로 옮겨진 코넨(כּוֹנֵן)이라는 단어는 흔들리는 것을 굳건하게 세운다는 뜻을 담고 있다. 즉 이 구절은 인생의 걸음이 어떤 존재에 의해 뿌리 깊이 붙들려 있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우연히 흘러가는 걸음이 아니라, 붙들어 주시는 손길 안에 있는 걸음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더 놀라운 표현은 '기뻐하시나니'라는 말이다. 히브리어 하페츠(חָפֵץ)는 단순히 허락하거나 승인한다는 의미를 넘어, 진심으로 기뻐하고 원한다는 강한 애정을 담은 단어다. 우리의 걸음 하나하나를, 크고 작은 선택과 방향 전환까지도 마치 부모가 자녀의 걸음마를 지켜보듯 기뻐하며 바라보고 계신다는 뜻이다. 이 사실은 삶의 무게에 눌린 이들에게 잔잔하지만 분명한 위로가 된다.
사람은 누구나 넘어질 때가 있다. 사업의 실패, 관계의 균열, 건강의 위기 앞에서 우리의 걸음은 자주 휘청거린다. 그러나 이 구절이 주는 메시지는 넘어지지 않는 삶이 아니라, 넘어져도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 삶에 대한 약속이다. 붙들어 주시는 손이 있는 한, 넘어짐은 끝이 아니라 다시 일어서는 과정의 한 장면일 뿐이다.
이 진리는 종교의 언어를 넘어 우리 모두의 일상에 적용될 수 있다. 오늘 하루도 많은 사람이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발걸음을 내딛는다. 그 걸음이 완벽하지 않아도, 방향이 때로 흔들려도, 그 걸음을 지켜보고 붙들어 주는 존재가 있다는 믿음은 삶을 살아갈 힘이 된다. 완벽한 계획보다 중요한 것은, 그 걸음을 함께 걸어 주는 존재를 신뢰하는 태도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오늘, 자신의 걸음이 불안하게 느껴지는 이가 있다면 이렇게 되새겨 보자. 나의 걸음은 홀로 걷는 걸음이 아니다. 넘어질지라도 완전히 엎드러지지 않도록 붙드시는 손이 함께한다. 그 믿음이 오늘 하루, 다시 한 걸음을 내딛을 용기를 준다.
칼럼에 대한 질문:
1. 최근 나의 인생의 걸음이 흔들린다고 느낀 순간은 언제였는가?
2. '붙들어 주시는 손길'이라는 표현이 나의 삶에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가?
3.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힘은 무엇에서 왔는가?
p.s: 진주충만교회 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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