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서 12장 17절 John의 칼럼 - 악을 선으로 이기라
"아무에게도 악으로 악을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
우리 삶에는 반드시 상처를 주는 사람이 존재한다. 억울한 말을 들었을 때, 배신을 경험했을 때, 우리 안에서 가장 먼저 솟구치는 것은 복수심이다. "나도 똑같이 갚아주겠다"는 마음은 지극히 인간적인 반응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도 바울은 로마서 12장 17절에서 그 본능에 정면으로 맞선다. "아무에게도 악으로 악을 갚지 말라." 이 한 문장은 단순한 도덕적 교훈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방식 자체를 바꾸는 혁명적 선언이다.
헬라어 원문에는 두 개의 강력한 동사가 등장한다. 첫 번째는 ἀποδιδόντες(아포디돈테스, apodidontes) - '갚다, 되돌려주다'라는 뜻이다. 바울은 이 앞에 μηδενί(메데니, mēdeni), '아무에게도'를 붙여 예외 없는 금지령을 선포한다. 악을 악으로 갚는 것은 결코 정의가 아니라, 악의 사슬을 내 손으로 이어받는 행위임을 경고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προνοούμενοι(프로노우메노이, pronooumenoi) - '미리 생각하다, 앞서 배려하다'는 의미다. 선한 것을 행하되, 충동적으로가 아니라 사려 깊게, 모든 사람 앞에서 공개적으로 도모하라는 뜻이다.
존 웨슬리(John Wesley)는 이 구절을 주석하면서 "Provide - Think beforehand; contrive to give as little offence as may be to any"라고 했다. 즉 선을 행하는 것은 감정에 맡기는 즉흥적 행동이 아니라, 미리 생각하고 계획하는 성숙한 신앙의 실천이라는 것이다. 웨슬리 자신도 수많은 박해와 반대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평생 악을 악으로 갚지 않고 사랑과 선으로 응답했다. 그의 사역이 영국 사회를 근본부터 변화시킨 것은 바로 이 원리에서 비롯되었다.
실제로 악에 악으로 맞서면 어떤 결과가 오는가? 갈등은 더 깊어지고, 관계는 회복 불가능하게 무너지며, 결국 자신도 악의 포로가 된다. 반면 선으로 응답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악한 충동을 잠재우고, 공동체에 평화의 씨앗을 심는다. 이것은 나약함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실천이다. 악을 이기는 방법은 더 강한 악이 아니라 선(善)이다.
이 원칙은 교회 안에서만 통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억울한 대우를 받았을 때 보복하지 않고 오히려 상대방을 배려하는 모습, 그것이야말로 세상이 교회를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증거가 된다.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는 말씀은 성도의 삶이 교회 울타리 안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됨을 일깨운다.
악을 선으로 갚는 삶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바로 그 어려움 때문에 더욱 빛난다. 상처받은 자리에서도 선을 선택하는 사람, 복수 대신 용서를 택하는 사람 - 그런 사람이 이 시대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사람이다. 오늘 하루, 누군가 나에게 상처를 준다면, 그 자리에서 잠시 멈추어 묻자. "나는 악의 사슬을 이을 것인가, 아니면 선으로 그 사슬을 끊을 것인가?" 그 선택 하나가 당신의 삶을, 그리고 당신 주변을 조금씩 바꾸어 간다.
칼럼에 대한 질문:
1. 누군가 나에게 부당한 대우를 했을 때, 나는 보통 어떻게 반응하는가? 그 반응이 관계와 내 내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2. "선을 도모한다"는 것이 단순히 착하게 행동하는 것과 어떻게 다른가? 내 삶에서 사려 깊게 선을 계획하고 실천한 경험이 있는가?
3. 악을 선으로 이겼을 때 상황이 실제로 나아진 사례를 주변에서 본 적이 있는가? 그 경험이 나에게 어떤 도전을 주는가?
p.s: 진주충만교회 김 목사

'John의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로마서 1장 16절 칼럼 - 복음, 부끄럽지 않다 (0) | 2026.04.16 |
|---|---|
| 마가복음 8장 35절 칼럼 - 잃어야 얻는 역설 (0) | 2026.04.15 |
| 요한일서 3장 18절 칼럼 - 말이 아닌 삶으로 (0) | 2026.04.13 |
| 욥기 8장 5-6절 칼럼 - 지금 하나님께 나아가라 (0) | 2026.04.12 |
| 데살로니가전서 4장 7절 칼럼 - 거룩함으로 부르심 (0) | 2026.04.1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