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8장 35절 John의 칼럼 - 잃어야 얻는 역설

"누구든지 자기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으면 구원하리라"

사람은 누구나 자기 것을 지키려 한다. 재산도, 명예도, 건강도,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잃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며 산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 본능에 정면으로 맞서는 말씀을 하셨다. "자기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인생의 역설(逆說) 가운데 이보다 더 날카로운 것이 있을까. 붙들수록 손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집착이 강해질수록 정작 소중한 것은 멀어져 간다.

헬라어 원문에서 '목숨'으로 번역된 단어는 프쉬케(ψυχή, psychē)다. 이 단어는 단순한 생물학적 생명(비오스, βίος)이 아니라 '영혼', '자아', '인격적 존재 전체'를 가리킨다. 그러니까 예수님의 말씀은 단순히 육체적 생사(生死)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나를 중심에 놓고 살아가는 삶의 방식 전체, 곧 자기중심적 존재 방식을 내려놓으라는 도전이다. 웨슬리(John Wesley)는 이 구절을 해석하며 "자기 부인(self-denial)과 날마다 지는 십자가(the daily cross)"를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 삶으로 살아낸 사람만이 참 생명을 얻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생 말을 타고 25만 킬로미터를 다니며 설교했고, 자신의 모든 것을 복음을 위해 소비하며 살았다. 역설적이게도 그렇게 잃어버린 삶이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영적 유산이 되었다.

오늘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자기 보존(self-preservation)에 쏟고 있는가. 상처받지 않으려고 마음의 문을 닫고, 손해 보지 않으려고 사랑을 계산하고, 실패하지 않으려고 아예 도전을 포기한다. 그 결과는 안전한 삶이 아니라 점점 쪼그라드는 삶이다. 껍데기는 온전하되 속이 텅 빈 존재가 되어 가는 것이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잃음"은 무모한 자기파괴가 아니다. '나와 복음을 위하여'라는 방향이 있다. 관계 안에서 먼저 손을 내밀고, 공동체를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고, 더 약한 이웃을 위해 내 편안함을 내어주는 것이다. 이 작은 '잃음'들이 쌓일 때, 삶은 비로소 깊어지고 넓어진다. 복음은 그 역설을 살아낸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당신이 지금 붙들고 놓지 못하는 것이 있는가. 어쩌면 그것을 내려놓는 바로 그 순간, 당신은 진짜 자신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잃어야 얻는 삶, 이것이 복음이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역설적이고 가장 진실한 초대다.

칼럼에 대한 질문:

1. 나는 지금 무엇을 잃지 않으려고 가장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는가? 그것이 오히려 나를 작아지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2. '나와 복음을 위하여' 자기 것을 내어놓은 경험이 있다면, 그때 나는 어떤 것을 얻었는가?

3. 웨슬리처럼 '날마다 지는 십자가'를 구체적으로 삶에서 실천하는 것이 나에게는 어떤 모습이 될 수 있을까?

p.s: 진주충만교회 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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