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살로니가전서 5장 18-22절 칼럼 - 범사에 감사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성령을 소멸하지 말며 예언을 멸시하지 말고 범사에 헤아려 좋은 것을 취하고 악은 어떤 모양이라도 버리라"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입 밖에 낸 게 언제였던가. 바울이 데살로니가 성도들에게 보낸 이 편지는 아마도 신약 성경 중 가장 이른 시기에 기록된 서신 중 하나다. 그는 길지 않은 몇 마디 안에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압축해 놓았다. 그 첫머리가 바로 "범사에 감사하라"이다. 헬라어 원문에는 "엔 판티 유카리스테이테(ἐν παντὶ εὐχαριστεῖτε, en panti eucharistéite)"라고 되어 있는데, '판티(παντί)'는 '모든 것 안에서'를 뜻한다. 기쁜 일에만 감사하라는 게 아니다. 억울하고 고통스러운 상황 안에서도 감사의 자리를 찾으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가능한 일인가. 사업이 기울고, 건강이 허물어지고, 사람에게 상처받은 날에도 감사할 수 있을까. 바울 자신이 그 가능성을 몸으로 증명한 사람이었다. 그는 감옥 안에서도, 매를 맞으면서도, 파선의 바다 한가운데서도 찬송을 불렀다. 웨슬리(John Wesley)는 이 구절을 해설하면서 "감사는 참된 기도와 분리될 수 없다. 항상 기도하는 사람은 형통함에서도, 가장 큰 역경 안에서도 끊임없이 찬양을 드린다"고 했다. 감사는 상황이 좋아서 드리는 반응이 아니라, 하나님이 선하시다는 믿음에서 우러나오는 고백이다.
바울은 이어서 "성령을 소멸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헬라어로 "스베뉘테(σβέννυτε, sbénnyte)"는 '불을 끄다'라는 뜻이다. 성령은 우리 안에서 불처럼 타오른다. 웨슬리는 "성령은 거룩한 사랑, 기쁨, 기도, 감사 안에서 타오른다. 선을 소홀히 하거나 악을 행함으로 그 불을 끄지 말라"고 경고했다. 감사를 잃어버리는 것은 단순한 감정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성령의 불꽃을 스스로 끄는 행위와 닿아 있다.
"예언을 멸시하지 말고 범사에 헤아려 좋은 것을 취하라"는 권면은 우리의 삶에 분별력을 요청한다. 쏟아지는 말들, 넘쳐나는 정보들 사이에서 무엇이 진짜인지 가려내야 한다. 헬라어 "도키마제테(δοκιμάζετε, dokimázete)"는 금을 정련할 때 쓰던 말로, 가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시험하여 검증한다는 의미다. 웨슬리는 "성경이라는 시금석으로 모든 것을 시험하라"고 했다. 감사는 맹목이 아니다. 분별하면서도 좋은 것을 붙드는 것이 감사의 성숙한 얼굴이다.
"악은 어떤 모양이라도 버리라." 헬라어 "판토스 에이두스(παντὸς εἴδους, pantos eidous)"는 '온갖 형태의'라는 표현이다. 악은 언제나 정체를 감추고 나타난다. 때로는 위로처럼, 때로는 자유처럼, 때로는 상식처럼 다가온다. 그래서 그 외양까지 멀리하라고 한 것이다. 감사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선하심을 붙든 사람이기에, 그 반대편인 악을 더 예민하게 알아차린다. 감사는 삶의 방향을 맑게 하는 나침반이다.
범사에 감사하는 삶이란 결국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손길을 찾는 훈련이다. 그것은 억지로 기쁜 척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이 일하고 계심을 믿는 신뢰의 언어다. 오늘 하루, 단 한 가지라도 감사의 이유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그 작은 씨앗 하나가 성령의 불을 지피고, 우리의 삶을 조금씩 아름답게 빚어갈 것이다.
칼럼에 대한 질문:
1. 기쁜 일이 없어도 감사할 수 있다면, 그 감사의 근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2. "성령을 소멸하지 말라"는 경고가 나의 일상의 어떤 습관이나 태도와 연결되는가?
3. "좋은 것을 취하고 악은 어떤 모양이라도 버리라"는 말씀을 실천하려면 어떤 분별력이 필요한가?
p.s: 진주충만교회 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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