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립보서 3장 14절 칼럼 - 푯대를 향해 달리자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

살다 보면 문득 멈춰 서고 싶어질 때가 있다. 열심히 달려왔는데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모르겠는 순간, 분주함 속에서 방향을 잃어버린 느낌이 드는 날들이 찾아온다. 그런 우리에게 사도 바울의 고백은 조용하지만 강렬하게 말을 건넨다. "푯대를 향하여 달려가노라." 이 한 문장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평생을 통해 검증된 한 인간의 진솔한 삶의 방향이다.

헬라어 원문에서 '푯대'는 σκοπόν(스코폰)으로 눈을 고정하여 바라보는 목표물을 뜻한다. '달려가노라'는 διώκω(디오코)인데, 단순히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쫓아가는 전력 질주다. 바울은 자신의 삶 전체를 이 한 동사로 압축했다. 과거에 아무리 대단한 성취를 이루었어도, 그는 뒤를 돌아보는 대신 앞을 향해 온 힘을 다해 내달렸다.

그렇다면 그 목표는 무엇인가? '부름의 상'은 헬라어 βραβεῖον(브라베이온)으로, 고대 그리스 경기에서 승자에게 주어지던 월계관에 해당하는 상이다. 그리고 그 상은 ἄνω κλήσεως(아노 클레세오스), 즉 '위로부터 오는 부르심'에 근거한다. 세상이 주는 트로피가 아니라, 하나님이 직접 수여하시는 영광이다. 우리가 추구할 푯대는 바로 이 위로부터의 부르심이다.

존 웨슬리는 이 구절에 대해, 그리스도인의 삶은 이미 얻은 것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한 성화(entire sanctification)를 향해 날마다 나아가는 여정이라고 가르쳤다. 선행적 은총(prevenient grace)으로 먼저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은, 우리가 그 부르심에 응답하며 멈추지 않고 전진하기를 원하신다. 신앙은 결승점이 아니라 매일 새로운 출발선이다.

우리 삶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멈추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잃는 것이다. 바쁘게 달리면서도 엉뚱한 곳을 향해 가고 있다면, 그 수고는 결국 허탈함으로 끝난다. 바울의 고백은 오늘 우리에게 조용히 묻는다. "지금 당신은 무엇을 바라보며 달리고 있습니까?" 세상의 인정인가, 물질의 풍요인가, 아니면 하나님의 부르심인가.

달음박질은 혼자가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달리는 공동체가 있고, 위에서 부르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우리를 이끈다. 넘어지고 지쳐도, 다시 눈을 들어 푯대를 바라보는 것이 믿음이다. 하나님이 부르신 그 자리로, 오늘도 한 걸음씩 전진하는 것—그것이 성도의 아름다운 달음박질이다.

칼럼에 대한 질문:

1. 나는 지금 무엇을 '푯대'로 삼아 살아가고 있는가? 그 목표가 하나님의 부르심과 얼마나 일치하고 있는가?

2. 바울이 "뒤에 있는 것을 잊어버리고" 앞으로 나아간다고 했을 때, 내가 내려놓아야 할 '과거'는 무엇인가?

3. 일상의 분주함 속에서 위로부터 오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귀 기울이기 위해 나는 어떤 실천을 하고 있는가?

p.s. 진주충만교회 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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