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편 37편 5-6절 John의 칼럼 - 여호와께 맡긴 길에서 드러나는 의의 빛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 네 의를 빛 같이 나타내시며 네 공의를 정오의 빛 같이 하시리로다"
사람의 삶에는 예상치 못한 굴곡과 설명하기 어려운 지연의 시간이 반복된다. 다윗이 노년에 쓴 시편 37편은 바로 이런 현실 속에서 하나님을 신뢰하는 자가 걸어가야 할 길을 깊이 일러준다. 본문의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는 말은 단순한 포기나 체념이 아니라, 존 웨슬리가 즐겨 강조했던 “능동적 신뢰(active trust)”를 의미한다. 즉, 인간의 책임을 다하면서도 결과의 주권을 하나님께 온전히 넘겨드리는 행위다. 웨슬리는 성도의 삶을 “하나님의 은혜와 인간의 순종이 함께 춤추는 공간”으로 이해했다. 그러므로 맡긴다는 말은 게으름이 아니라 순종의 실천을 전제로 한다.
다윗은 이어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라고 말한다. 히브리어 원어에서 ‘의지한다’(בָּטַח, 바타흐)는 흔들림 없는 확신을 표현한다. 웨슬리의 관점에서 이 확신은 단순한 감정의 고양이 아니라, 성령께서 성도의 마음에 심어주시는 은혜의 역사다. 하나님을 신뢰하는 사람에게 하나님이 ‘이루신다’는 약속은, 인간의 소망이 아닌 하나님의 선하신 의지에 근거한 것이다. 웨슬리는 이런 신뢰의 삶을 “은혜로 시작되고 은혜로 유지되며 은혜로 완성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6절의 “네 의를 빛 같이… 정오의 빛 같이”라는 표현은 하나님이 때가 되면 성도의 의로움과 정직함을 밝히 드러내신다는 약속이다. 다윗은 악인이 잠시 번성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실을 거듭 목격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의 백성에게 가장 분명한 보상을 ‘명예 회복’ 혹은 ‘지위 상승’이 아니라, 하나님 자신이 보증하시는 ‘의의 드러남’이라고 선포했다. 웨슬리는 성도의 의를 드러내는 빛이란 “그리스도의 성품이 우리의 삶에서 실제로 비쳐 나오는 것”이라고 보았다. 즉, 하나님께 맡긴 삶은 결국 사람의 평가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빛을 발하게 된다.
이 빛은 즉각적인 결과와는 거리가 멀다. 정오의 빛은 서서히 상승하여 가장 선명한 밝기에 이르는 것처럼, 하나님이 이루시는 일도 종종 기다림을 요구한다. 웨슬리는 이 기다림을 “은혜 안에서 자라는 시간”이라고 불렀다. 하나님께 맡긴 삶은 단지 미래의 보상을 기대하는 길이 아니라, 맡기는 동안 하나님과 동행하는 성화의 여정을 포함한다. 성도가 이 기다림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하나님이 결국 ‘의와 공의’를 드러내시는 분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도 같은 부르심을 받는다. 상황이 복잡할 때, 억울함이 마음을 흔들 때, 앞날이 모호할 때, 길을 맡기고 의지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웨슬리가 강조한 것처럼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되, 맡긴 자답게 성실히 행하는 삶”이야말로 성도의 참된 자리다. 하나님께 맡긴 길은 어둠 속을 걷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결국 정오의 빛 같은 하나님의 드러내심 속에서 우리의 의로운 발자취가 분명히 밝혀질 것이다.
칼럼에 대한 질문:
1. 하나님께 길을 맡긴다는 것은 실제 삶에서 어떤 행동의 변화를 요구하는가?
2. ‘정오의 빛’처럼 의가 드러난다는 약속을 기다리는 동안 성도는 어떤 마음가짐을 유지해야 하는가?
3. 맡김과 책임의 균형을 웨슬리는 어떻게 이해했으며, 오늘 우리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
p.s: 진주 충만성결교회 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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